혈액 속 암 신호의 ‘잡음’ 걷어냈다…한양대 최성용 교수팀, 유방암 구분 기술 개발

작성일: 2026-08-10
혈액 속 암 신호의 ‘잡음’ 걷어냈다…한양대 최성용 교수팀, 유방암 구분 기술 개발
라디오 잡음 제거하듯 배경 신호 걸러내 미세 세포외소포체 선명하게 검출
고가 장비 없이 일반 형광현미경 활용…유방암 환자·건강인 구분 성능 확인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생체공학부 바이오메디컬공학전공 최성용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경화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혈액 속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의 미세한 형광신호를 일반 형광현미경으로 정밀하게 검출하는 계산 영상기술 ‘EV-FFT’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여러 표면 단백질의 발현 패턴을 함께 분석해 유방암 환자와 건강인을 구분하는 성능도 확인했다.

세포외소포체는 세포가 외부로 분비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로, 세포의 단백질과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액체생검 기반 암 진단을 위한 유망한 바이오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크기가 매우 작아 개별 세포외소포체에서 발생하는 형광신호가 약하고 배경 잡음에 쉽게 묻히기 때문에 일반 형광현미경으로 검출하기 어렵다.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고출력 레이저와 고감도 검출기 등 고가의 특수 장비가 필요하고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는 면적도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장비의 성능을 높이는 대신 형광신호를 계산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EV-FFT는 형광물질이 빛에 노출될수록 점차 어두워지는 ‘광표백’ 현상을 잡음이 아닌 분석 정보로 활용한다. 세포외소포체를 연속 촬영해 얻은 시간별 형광신호를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 FFT)을 통해 주파수 영역으로 바꾸면, 서서히 감소하는 세포외소포체의 신호와 빠르고 불규칙하게 변하는 배경 잡음을 구분할 수 있다. 이후 세포외소포체와 관련된 신호만 추출해 고대비 형광영상으로 재구성한다.

형광 나노입자를 이용한 검증 결과, 일반적인 단일 형광영상에서는 기준 나노입자의 7.5%만 검출된 반면 EV-FFT에서는 87.0%가 검출됐다. 신호대잡음비도 4.4에서 14.1로 높아져 기존 영상에서 잡음에 가려졌던 약한 나노입자 신호를 효과적으로 복원했다.

실제 암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체 분석에서도 높은 검출 감도를 보였다. CD9 양성 세포외소포체의 검출한계는 마이크로리터당 69.1개로, 일반 단일 형광영상보다 약 13배, 기존 효소면역측정법인 엘라이자(ELISA)보다 약 50배 낮은 농도까지 검출할 수 있었다. 또한 세 종류의 암세포주에서 8개 단백질 표지자를 분석한 결과, EV-FFT 측정값은 ELISA 결과와 높은 상관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임상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인 8명과 유방암 환자 26명의 혈장 시료를 분석했다. 유방암 환자는 2기와 4기 환자가 각각 13명씩 포함됐다. 연구팀이 8개 단백질 표지자의 발현 정보를 통합해 분석한 결과, 유방암 환자군과 건강인군을 구분하는 평균 곡선하면적(AUC)은 0.992로 나타났다. 민감도는 97.2%, 특이도는 99.3%로, 기존 단일 형광영상을 활용했을 때보다 높은 구분 성능을 보였다.

표지자의 수를 줄일수록 분류 성능은 점차 낮아졌다. 이를 통해 하나의 바이오마커만 분석하는 것보다 여러 세포외소포체 집단의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암 환자군을 구분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최성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일반적으로 형광영상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현상으로 인식되던 광표백을 세포외소포체를 검출하는 유용한 신호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고가의 초고해상도 장비를 추가하지 않고도 일반 형광현미경과 계산 영상기술만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를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세포외소포체 집단에서 얻은 정보를 함께 분석해 환자별 암의 이질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며 “향후 더 큰 규모의 임상군과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검증한다면 비침습적 암 분류와 치료 모니터링을 보완하는 분석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과 파이오니어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센서스(ACS Sensors)』에 2026년 7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형광현미경을 이용한 민감한 세포외소포체 검출을 위한 주파수 영역 광표백 잡음 제거(Frequency-Domain Photobleaching Denoising for Sensitive Extracellular Vesicle Detection Using Fluorescence Microscopy)’다. 한양대 강지수·윤효근·신수연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한양대 최성용 교수와 고려대 의과대학 박경화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출처 : 뉴스H(https://www.newshyu.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5705)